: 성희롱 당해서 사람하나 손절했어 같이 욕좀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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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8 17:35
바로 어제 일어난 따끈따끈한 일이라 아직 화가 덜 가라앉았어
당사자가 모두 인정했고 손절까지 끝냈으니 숲속각 안 재도 돼. 같이 욕 좀 해주라!
나는 트XX라고 하는 플랫폼에서 인터넷방송을 하고 있는 하꼬 스트리머야
요즘 핫한 거기 맞아...ㅎ
방송을 통해 알게 된 인맥들 중 몇명이 하루 만나서 놀자고 하더라고 (원래 몇번 만나서 놀았어)
그래서 여1남3 해서 넷이 만나게 됐어. 내가 여자야
빠른 이해를 위해 내가 욕하려는 사람을 A라고, 나머지 남자 둘을 B C라고 칭할게.
카페에 가서 수다를 떨고 있었어. 앉은 자리는
B A
테이블
나 C
이렇게였어
얘기 중에 C가 어깨를 주물러준다고 하더라고 (내가 어깨가 원래 자주 뭉쳐서, 만날 때마다 애들이 주물러줘)
그래서 등을 맡겼는데 생각보다 좀 뭉쳐 있었는지 아프더라?
입에서 자동으로 으어어 아아 이런 소리가 나왔는데
갑자기 A가 "500원짜리..."이러는거야
난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고 어깨가 아파가지고 계속 으으으 소리를 냈지.
근데 A가 다시 "500원짜리 ㅋㅋㅋ 1000원짜리 ㅋㅋㅋ"하면서 웃는거야?
그래서 내가 "500원짜리가 뭔데?" 하고 물어봤는데
A는 대답은 안하고 오히려 옆에 앉은 B한테
"거봐 이누나는 이런거 모른다니까 ㅋㅋㅋ 참 순진해 이런 것도 몰라 ㅋㅋ" 라고 말하면서 막 웃는거.
혹시나 해서 싸잡아 욕먹을까봐 그러는데 B랑 C는 맞장구 안 쳤어!
그러다가 대화 주제가 넘어가길래 그냥 자연스럽게 넘어갔지.
그러다가 장소를 옮기고, 볼일 볼 겸 손 씻을 겸 화장실을 갔는데 갑자기 500원짜리 그게 생각나는거.
궁금해서 검색을 해봤거든?
그거 무슨 음란동영상이더라? 500원짜리 1000원짜리 그게 딱풀이라며?
잠깐 벙쪘다가, 이해하는 순간 너무 수치스럽고 열받고 서러운거야.
그러니까 내가 아파서 낸 소리를 듣고 성행위에서의 신음을 연상했다...이거잖아?
진짜 머릿속이 너무 복잡하고 A한테 너무 심한 배신감이 들고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면서 표정 관리도 안 되는 상황에서 일단 밖으로 나왔어.
대화는 계속 오가는데 생각하느라 집중도 안되고 있다가
B가 나한테 그 알바 그거 잘 됐어? 이렇게 물어보더라고.
여기서 알바에 대해 잠시 설명하자면, 내가 최근에 회사를 그만뒀어.
그래서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생각만큼 그게 잘 안 됐어.
5월달이 실업급여 마지막 수급이었는데 결국 그때까지 취업을 못 했지.
근데 나는 실업급여 마지막 달에도 금액이 백만원 정도 들어올 줄 알았는데, 사십몇 만원만 들어왔더라고.
아마 근무일수나 이런 차이 때문에 그렇게 주는 건가봐.
나는 이번 달에도 백만원 들어오겠지 생각하고 그걸 생활비로 쓸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금액이 적어서 금전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였어. 통장잔고 3만원 있더라 ㅋㅋㅋ
그래서 급한대로 당일 현장에서 바로 일당을 지급하는 알바를 뛰러 갔는데,
이게 소개회사 통해서 가다 보니 거기 회사에도 따로 수고비를 줘야 돼.
그래서 다 떼고 나니까 내가 8시간을 일하고 손에 5만원 남더라.
기분이 참 울적했거든. 그래서 위에 적은 것처럼 쭉 얘기를 했어.
마지막에 좀 허탈하게 웃으면서 "8시간 일했는데 내 손에 5만원 있던데? ㅋㅋㅋ" 라고 말을 했는데,
A가 갑자기 #센 이라고 말하는거. 제대로 못 들었는데 두 글자 단어였고, 뒷 단어가 센 비슷하게 들렸어.
나는 A를 쳐다보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해서 걍 무시하고 한숨을 푹 쉬었는데,
A가 다시 엔센ㅋㅋㅋ 하면서 막 웃는거야.
저건 또 뭔 신조언가 싶어서 나중에 찾아보려고 기억해두고 생각하고 있었지.
500원짜리 때문에 충격먹은 것 때문에 뇌리에 강렬하게 박히더라고ㅋ...
근데 한 5분 얘기하다가 불현듯 '얘가 설마 나한테 엠.생이라고 한건가?' 라는 생각이 드는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엔센과 비슷한 발음의 두 글자 단어면서 저 타이밍에 나올 단어가 없잖아?
그때부터 진짜 나는 기분 완전 조졌지.
이미 화내기엔 대화가 너무 넘어간 상황이라, 갑자기 여기서 너 나한테 설마 엠.생이라고 했냐? 하면서 따질 수가 없는거.
표정 완전 굳어서 옆에 앉아있던 C한테 카톡으로 물어봤는데,
C도 500원 드립 때문에 A한테 굉장히 실망한 상태였고, 자기도 확실히는 못 들었지만 아마 엠.생이 맞는 거 같다고 얘기하더라고.
그 뒤에 바로 헤어졌고, 집에 가는 1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머릿속으로 정말 많이 고민했어.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선을 넘다 못해 선을 지워버린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길래,
내가 이런 취급을 받을 필요도, 받으면서까지 그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도 못 느끼겠길래
집에 들어가기 직전에 실망했으니 앞으로 나한테 연락하지 말라고 하고 친삭 차단을 했지.
그 뒤에 B한테 전화가 왔고, 상황을 들어보니
A가 내 연락을 보고 바로 답장을 했지만 읽지를 않길래 무슨 일인지 몰라서 B한테 물어봤고
B는 내가 표정이 확 안좋아진 이유가 뭔지 어느정도 눈치를 채고 있던 상황이라 나 대신 A의 말에 대해 지적했대.
A가 자기 잘못 맞다고, 500원짜리 드립 친것도 잘못했고 엠.생 얘기 한것도 자기가 실수했다고
내가 너무 편하고 친한 사이라고 생각해서 함부로 말한 것 같다고 인정했고
마지막으로 사과라도 한번 할 수 있게 나한테 말을 전달해주면 안 되겠냐고 한다고, 어떡할 거냐고 묻더라.
그래서 B한테 부탁해서 그대로 전달해달라고 했어.
사과를 받고 싶은 생각이 없으니 사과하지 말아 달라, 너가 나한테 조금이라도 미안한 감정이 남아 있다면,
내가 사과를 안 받은 걸로 만들지 말고 그냥 니가 사과를 안 한 걸로 해라.
그리고 너는 내가 편해서 함부로 말했다고 하지만 편하고 친하고 좋은 사이일수록 소중하게 대해야 하는 게 인간관계다.
오히려 지금 네 말은 내가 편하기 때문에 함부로 대했다는 게 아니냐,
다시 말해 내가 만만한 사람이 아니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나에게 원인을 떠넘기는 거나 다름없다.
내가 만만한 게 죄는 절대 아니다. 나를 잘못한 걸로 만들지 마라. 이건 네가 전부 다 잘못한 거다.
정말 많이 실망했고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으니, 앞으로 내 근처에서 얼씬도 하지 말아달라.
여기까지 말했고 마무리한 뒤에 상해버린 감정을 추스리니까 새벽 네 시가 넘어서야 간신히 잠들 수 있더라.
오늘 봉사활동 갔다오느라 하루 종일 몸이 힘들었는데 머릿속이 복잡하니까 아픈 줄도 몰랐어 ㅋㅋㅋ
아무튼 머릿속으론 내가 잘못한 거 하나도 없고 잘 걸러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마음이 아직 정리가 좀 덜 되어서인지 심란하고 여러모로 복잡해.
그러니까 나 마음의 짐 좀 덜게 같이 욕 좀 해줘라. 너네는 인터넷 친구 사귀지 말고. ㅋㅋㅋㅋㅋㅋ
긴글 안읽는 우때인들을 위한 세줄요약!
나쁜놈이 작성자보고 신음소리 야.동배우같다고 함
그 나쁜놈이 작성자보고 엠.생인생이라고 함
그 나쁜놈 손절함